1. 가격 캐리어는 소모품이다. 어차피 언젠가는 부서지고 고장날 캐리어, 굳이 비싼 것을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캐리어로 유명한 R브랜드나 S브랜드같이 가볍고 튼튼하거니와 A/S까지 잘 받을 수 있는 고가 캐리어도 나쁘지는 않다. 근데 난 캐리어에 쓸 돈으로 다른 걸 사겠어 ㅋ2. 소재 캐리어에는 여러가지 소재가 있다. ABS소재, PC소재, PC+ABS소재, 그리고 EVA소재. 이게 뭔소리야 싶으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해보겠다.1) ABS 소재
ABS는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충격과 열에 강한 합성수지이다. 보통 지하상가나 인터넷에서 값싸게 판매하는 캐리어는 대부분 ABS소재라고 보면 된다. ABS는 색상을 입히거나 모양을 만들기가 쉽기때문에 알록달록한 색상과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고, 보호헬멧이나 장난감이나 피규어 등에도 많이 쓰이는 소재이다. 디자인이 예쁘고 가격이 저렴 하며, 방수도 잘 되어 단기여행에 적합한 캐리어이다. 그러나 '일반 플라스틱'보다는 강한 것이지, 결코 튼튼한 소재라고 볼 수는 없다. 표면에 흠집이 잘 나며, 강한 충격을 받으면 깨지기 쉬워 비행기 위탁수하물로 보낸다면 아마 수명이 굉장히 짧아질 것이다.2) PC(폴리 카보네이트) 소재
열가소성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충격과 열에 매우 강하며, 강화유리의 약 150배 이상의 충격도를 갖고있어 경호용 방탄유리 소재로 쓰이기도 한다. 다른 소재에 비해 두께가 얇고 가벼워 캐리어에 쓰이는 소재 중에서는 가장 튼튼하고 품질이 우수 하다. 그러나 다른 소재보다 가공하기가 어렵고 비싸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캐리어의 형태가 제한적이며, 가격대가 높은 편 이다.3) PC+ABS 소재
PC로 사자니 비싸고, ABS로 사자니 내구성이 약하고.. 고민하는 분들은 PC와 ABS가 섞여있는 제품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내부는 ABS, 외부는 PC 소재로 만들어져서 튼튼하기도 하면서 디자인도 다양하게 고를 수 있고, 가격까지 저렴 하다. 보통 '3중압축PC'소재라고 되어있는 캐리어는 대부분 PC+ABS소재라고 생각하면 된다.4) EVA 소재 (소프트캐리어)
EVA는 발포수지 플라스틱소재로, 부드럽고 유연성이 뛰어나며, 가벼우면서도 내부 충격에 강하고 흡수가 강해 신발의 바닥에 사용되기도 한다. 소프트캐리어는 하드캐리어처럼 형태가 고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물건을 넣고 빼기에 용이하며, 아무래도 하드캐리어보다는 수납공간이 넓다. 하지만 비나 눈이 오면 그대로 다 젖어버리고, 오염이나 방충, 변색에도 취약하다. 최근에는 방수원단을 사용한 소프트캐리어도 많이 나오고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알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무조건 PC100% 하드캐리어를 고집했다. 하드캐리어도 지퍼로 열고닫는 것과 알루미늄프레임으로 이루어진 것이 있지만, 지퍼확장기능이 필요했기때문에 지퍼로 달린 것으로 구매했다.3. 바퀴 캐리어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바퀴. 정말 매우매우매우★★★★★ 중요함. 가격보다도, 소재보다도 아마 가장 먼저 따져봐야할 것은 바퀴가 아닐까 싶다. 보통 평평한 아스팔트바닥에서 캐리어를 끄는건 상관이 없지만, 유럽의 바닥은 이런 경우가 많다.
이탈리아, 체코, 크로아티아같은 경우는 이런 식으로 된 돌바닥이 정말정말 많다. 이게 뭐 어떻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절대 만만하게 봐서는 안된다 . 저 돌바닥 위에서 캐리어를 끌면 울퉁불퉁한 바닥에서 바퀴가 튀어올랐다가 부딪혔다를 반복하며 계속해서 충격이 가해지다가 결국은 바퀴가 빠지거나 바퀴를 고정하던 지지대가 부러져버리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오죽하면 체코 프라하의 돌바닥을 '캐리어의 무덤' 이라고 부르겠는가. 캐리어의 바퀴도 종류가 여러가지 있다. 먼저, 2바퀴형
바퀴가 2개 달려있고, 나머지는 캐리어를 세울 수 있는 지지대가 있는 형태이다. 사실 나는 이 캐리어의 장점을 잘 모르겠다. 분명 뭔가 장점이 있으니까 2바퀴형이 아직도 나오는거같은데 대체 그 장점이 뭘까? 쥐어짜내어 생각해본 장점은 바닥에 고정력이 우수한 것, 그리고 바퀴의 파손가능성이 낮은 것. 그래, 가장 큰 장점은 바퀴의 파손가능성이 낮은 것 같다. 왜냐하면 2바퀴형 캐리어는 대부분 위 사진처럼 바퀴가 안에 매몰된 형태이기 때문에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도 않고, 비행기 등에서 수하물을 처리할때에 바퀴가 부러지거나 빠지는 일이 적을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2바퀴와 4바퀴를 가지고다닐때 드는 힘은 상당히 차이가 있다. 손수레를 끌고다니는 것과 마트에서 쓰는 카트를 끌고다니는 것을 비교해보면 적절하려나? 그래서 나는 여자가 끌고다니려면 그래도 4바퀴캐리어가 낫다고 생각한다. 돌바닥에서야 빠르게 걷지 말고 바퀴가 충격을 받지 않도록 조심조심 걸으면 문제없다.
이런 8바퀴 캐리어도 있는데, 솔직히 이건 너무 과한 것 같다. 캐리어 바퀴중에서 명품이라고 할 만한게 있다면, 일본에서 만드는 히노모토(Hinomoto) 바퀴이다.
내 캐리어의 바퀴도 히노모토바퀴이다. 이 작고 약해보이는 바퀴가 대체 뭐가 좋은가 싶었지만, 끌어보니 역시 다르긴 다르다. 캐리어를 끌때마다 바퀴축 부분에 주입되어있는 윤활유가 흘러나와 부드럽게 회전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캐리어를 끌 때 나는 소음을 감소시켜준다. 내 캐리어는 공항의 위탁수하물처리에서도, 프라하의 캐리어의 무덤에서도,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없는 유럽의 오래된 지하철역에서도 무사히 살아남아있다.4. 사이즈 (부피) 나는 여자 혼자서 한 달 넘게 떠나는 장기여행이다. 장기여행에 가장 좋은 것은 '배낭'인데, 사실 옷 몇 벌 들어가지도 않고 소지품관리도 어려운 배낭을 메고다니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나처럼 퇴행성척추질환이 있는 사람은 무거운 짐은 절대 금물! 여자혼자 큰 짐을 끌고다니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여기서 굳이 '여자혼자'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남자들과는 다른 신체적인 조건이 한 몫 한다. 보통 남자들은 자신의 몸무게정도 되는건 들 수 있지만, 여자들은 자신의 몸무게 반쯤 되는 것도 들기 버겁다. 물론 유럽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하고 먼저 나서서 도와주기때문에 나도 지금껏 계단에서나 짐을 위로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거의 지나가던 현지인들의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새도 없이 급하게 뛰어가야하는 상황이라면? 혹은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이럴 때는 정말 짐 가져다 버리고싶고, 누가 훔쳐가버렸으면 싶은 마음이 든다. 내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에 따르면, 여자 혼자서는 24인치 캐리어가 가장 적합하다.
라고 하는 사람들... 나도 신고간 거까지 해서 신발 3개 가져갔고, 옷도 정말 어마어마하게 가져갔다. 그리고 그 중 신발 하나 버리고 옷은 반 이상 버렸다. 장기여행일수록 쓸데없는 옷가지 많이 가져가지않는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나처럼 옷 버리고싶지 않다면.... 아마 다음에 또 다시 이렇게 긴 여행을 떠난다면, 나는 티3장 치마2개 바지하나 원피스하나 이렇게만 가져갈 것이다.
쇼핑 많이 하려면 공간 많이 필요한데... 크기는 커도 가벼우면 되지않아? 아니다!!! 전혀아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나는 '부피'를 중요시여겼다. 5kg짜리 사과박스를 드는거랑 5kg짜리 아령을 드는 것 중에 어떤걸 더 번쩍 들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쇼핑을 위해 큰 캐리어를 가져갈 생각이라면 차라리 캐리어 위에 얹고다닐 폴딩백을 하나 따로 가져가는게 나을 것이다. 만일 정 24인치는 너무 작은 것 같으면 25인치나 26인치짜리 지퍼확장 가능한 캐리어를 찾아보길 바란다. 캐리어 크기가 어느정도인지 당최 가늠하기 어렵다면 아래 블로그 포스팅을 참고하면 좋다.
그리고, 내가 딱히 고려하지 않은 것들도 몇 가지 있다.1. 디자인 디자인 절대 필요없다. 고려하지마라. 기왕 사는거 예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사는것도 좋지만, 이게 우선순위가 되어서는 안된다. 어차피 흠집나고 오염되어 시간이 지나면 걸레짝 되는건 어느 캐리어나 마찬가지다. 차라리 요즘 캐리어커버 예쁜거 잘 나오니까 캐리어커버를 예쁜걸로 알아봐라.2. 무게 캐리어를 보면 24인치 기준으로 가벼운건 3kg대 후반, 무거운건 5kg대 초반까지도 간다. 근데 사실 캐리어를 꽉 채워놓고보면 19키로, 20키로, 21키로는 똑같이 무거울 뿐 체감상 차이는 없다. 저가항공 탈 때 kg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게 아니면 굳이 캐리어 자체의 무게를 따질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어차피 평소엔 끌고다니거나 숙소에 펼쳐둘테고, 짐칸에 넣을 때나 엘리베이터가 없는 계단을 오를 때 잠깐 힘들긴 하겠지만, 1~2kg정도로는 체감상 차이는 잘 느끼지 못한다. 대신, 위에서 고려했던 사항 4번에서 말했던 것처럼 무게보다는 '부피'가 더 중요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캐리어의 종류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다. 아마 나처럼 캐리어 사는데에만 일주일을 넘게 고민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냥 대충 집에 있는 캐리어 가져가는 분들도 많을텐데, 여행에 가서 캐리어가 파손되는 경우가 정말 많다. (여행 중에 캐리어 부서진 한국사람만 3명 봤다) 다행히 나는 운이 좋기도 하고 캐리어 관리를 잘해서 아직까지 내 캐리어는 멀쩡하지만, 그래도 캐리어 망가져서 여행 망치는 것보다 처음부터 꼼꼼하게 따져보고 고르는게 좋을 것 같다. 내 캐리어 후기는 찬찬히 쓰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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