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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토건-황금 전환사채, 감자시 전환가

우공(友空) 2012. 3. 7. 22:30

매일경제 기사 중

 

 

남광토건이 `황금 전환사채(CB)` 구조를 활용한 획기적인 자본확충책 도입으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조기 졸업을 노리고 있다.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10대1(최대주주는 100대1) 감자를 단행한 남광토건이 감자 과정에서 신주인수권의 행사가액을 크게 낮추면 시장에선 최대 958억원 규모의 뭉칫돈이 자본으로 흘러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남광토건은 최근 출자전환ㆍ유상증자로 617%까지 낮춘 부채비율을 워크아웃 졸업 조건인 200~300%대 수준으로 낮출 수 있게 된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을 낮추게 되면 채권자는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이익을 볼 수 있고, 주주는 회사의 부채비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주가차익과 배당을 가져갈 수 있다"며 "워크아웃을 졸업할 수 있는 묘책을 회사 측에 정식 건의했다"고 말했다.

남광토건 관계자는 "최근 출자전환과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올 10월 말 만기인 552억원 규모 일반회사채를 당초 계획대로 상환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유상증자 이후 단계의 자본확충책을 결정하지 못했지만 황금 CB를 활용한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래 `황금 CBㆍBW`는 회사 경영자가 앞으로 진행될 감자 사실을 공시하지 않고 행사가격을 유리하게 적용하는 CBㆍBW를 지인들에게 발행해 이익을 독점하는 꼼수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주가 가치 희석으로 일반주주를 울리던 `황금 CB`가 이번에는 워크아웃 상태의 한계기업을 살릴 수 있는 묘책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2010년 6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남광토건은 직원 3분의 1을 줄이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90% 감자, 1837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고 있지만 부채비율은 600% 수준으로 갈 길이 멀다.

금융위원회는 2010년 말부터 `황금 CBㆍBW` 발행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지만 워크아웃 대상 기업의 경우 감자 과정에서 행사가격을 채권자들과 협의해 조정하는 예외를 인정해주고 있다.

감자 과정에서의 행사가격 하향 조정이 채권자에게 유리하고 주주에게 불리한 게 일반적이지만, 워크아웃 상태의 한계기업의 경우 자본 확충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게 채권자뿐 아니라 주주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남광토건 워크아웃 졸업 어떻게

워크아웃 상태인 남광토건은 지난 2년간 채권만기 연장과 이자 감면, 구조조정과 자산매각, 대규모 감자와 1837억원 규모 유상증자 등 재무구조개선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해 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유상증자 이후에도 이 회사 부채 비율은 617%로 워크아웃 졸업 요건인 200~300%에는 한참 모자라는 상황이다. 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추가 유상증자나 출자전환이 필요한데 관련 비용과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힘에 부치는 결정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채권전문가가 회사 측에 제시한 묘수는 2009년 10월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자본으로 전환시키자는 제안이다. 남광토건 BW에 포함된 신주인수권은 2012년 9월까지 보통주를 주당 6700원에 인수할 수 있는 권리다. 현재 남아 있는 신주인수권이 전액 행사되면 회사에 총 958억원이 자본으로 들어오게 된다. 회사는 그만큼 부채가 줄어들고 자본이 늘어나게 돼 부채 비율이 319%까지 낮아진다.

신주인수권이 얼마나 행사될지는 전적으로 행사가격에 달렸다. 주가보다 행사가격이 낮아야 채권자는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유인이 생긴다.

물론 BW 발행시 정해진 행사가격을 차후에 회사 마음대로 조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감자나 합병 등 이슈가 있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10대1 감자가 진행되면 재상장 당일 주가도 10배 오른 상황에서 시작한다. 이때 CBㆍBW 행사(전환)가격도 주가가 오른 만큼 자동적으로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주가는 10배가 뛰는데 행사가격이 그만큼 오르지 않는다면 채권자가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면서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는 그만큼 주가가치가 희석돼 손해다.

과거 일부 기업 경영자들이 지인들에게 `감자에도 행사가격을 조정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단 황금 CB를 발행하고 며칠 뒤 감자를 단행해 CB 보유자에게 대규모 이익을 안겨준 것도 이런 구조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워크아웃 상태에 있는 남광토건은 황금 CB 구조가 주주와 채권자 모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

현재 1170원인 남광토건이 90% 감자 후 재상장 과정에서 1만원 수준의 주가를 유지한다고 하면 행사가격이 6만7000원(6700원의 10배)인 신주인수권은 쓰레기 조각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행사가격을 1만원 아래로 책정한다면 채권자들은 현재 9000원 수준인 남광토건 채권을 1만원 이상 주식으로 바꾸면서 이익을 챙기게 된다.

남광토건 주주 입장에서도 획기적인 재무구조 안정을 통해 주가 상승 이익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채권자에게 우선적으로 지급되던 이자가 발생하지 않아 배당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또 신주인수권이 전액 행사되면 현재 47%에 불과하던 일반주주들의 지분율이 70%까지 높아지면서 공개매수를 통한 인수ㆍ합병(M&A)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역시 주가에 호재거리다.

금융위원회는 2010년 말 감자 과정에서 CBㆍBW 행사가격을 감자 비율만큼 자동 조정하도록 의무화하면서 황금 CB 발행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2009년 10월 발행한 남광토건 BW는 증권신고서에서 감자시 행사가격을 필요에 따라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뒀고 금융위도 워크아웃 대상 기업에 대해선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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