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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차거래, 공매도

우공(友空) 2012. 1. 5. 18:03

 매일경제신문 중

 

작년 말부터 급감했던 대차잔액이 연초 다시 급증하고 있다.

지난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차거래 잔액은 4억9360만주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4억1406만주 대비 20%가량 급증하고 있다.

계절적으로 등락을 보이는 대차잔액은 12월 말에 줄어들었다가 1월에 증가한다. 배당이나 의결권 행사 등을 위해 12월에 빌렸던 주식을 주인에게 상환(리콜)했다가 1월이 되면 다시 빌리는 거래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일부 종목에서 대차 거래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들 종목이 당장 공매도로 연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최근 변동장에서 주가가 하락하면 빌렸던 주식이 쏟아져나오며 추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말부터 한국형 헤지펀드가 출범하면서 주식 대여를 통한 공매도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들어 공매도가 금지된 금융주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대차잔액 증가율을 보인 종목은 현대건설삼성물산이다. 현대건설 대차잔액은 19만6993주에서 74만9259주로 대차거래 증가율이 280%를 기록했다. 삼성물산도 335만주에서 778만주로 증가율이 119%에 달했다. 아시아나항공(109%) 현대모비스(109%) SK(104%) 등도 100%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LG화학(93%) 기아차(65%) LG디스플레이(58%) 하이닉스(26%) 두산인프라코어(17%) 등도 대차거래가 활발한 종목으로 기록됐다.

일부 종목은 이미 대차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공매도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하이닉스두산인프라코어, LG디스플레이 등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증시에서 가장 많은 공매도 거래를 기록했다.

대차잔액이란 투자자들이 증권회사에서 주식을 빌려간 수량을 집계한 수치다. 일반적으로 대차거래는 90% 이상이 외국인을 통해 이뤄지며 대부분 공매도를 위한 준비 물량으로 해석된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대차거래 잔액이 늘어나는 종목들은 당장 공매도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총알이 충전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주가가 하락할 때는 공매도가 나오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를 담당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연말 리콜 이후 시황 급변을 대비한 공매도 수요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연초에 늘어나는 대차잔액이 공매도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초에 늘어난 대차거래량은 신규 대차물량보다 리콜 이후 외국인이 단순히 포트폴리오를 회복하기 위한 거래일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형 헤지펀드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당장 헤지펀드에 의한 대차거래도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