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 2만원 아끼려고 '새집 증후군' 예방 소홀
유해물질 줄이는 '베이크 아웃' 기간 단축
주택공사가 지난해 11월부터 '새집 증후군' 예방을 위해 입주 직전 아파트에 '베이크 아웃(Bake-Out)'을 하면서 난방 기간을 단축,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공은 특히 임대아파트에 대해 난방 기간을 분양아파트보다 더 줄이고, 실내 유해물질 수치를 측정조차 하지 않는 등 차별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크 아웃이란 입주 직전 아파트에 난방을 해 실내 유해물질을 줄이는 방법이다. 난방으로 실내 유해물질이 활성화돼 대기 중으로 방출된 뒤 이를 환기하면 실내공기의 질을 현저히 개선하는 것으로 주공 실험 결과 확인됐다.
국회 건교위 소속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은 27일 주공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주공 내부자료를 보면 베이크 아웃 적정기간은 7일로 돼 있는데, 난방비를 아끼려고 분양아파트는 5일로 단축한다고 돼 있다"고 추궁했다. 안 의원이 공개한 주공 자료에 따르면 베이크 아웃을 7일간 실시하면 실내 유해물질이 40~70% 줄어드나, 5일간 실시하면 30~40%만 줄어든다.
안 의원은 "베이크 아웃을 위해 들어가는 난방비는 가구당 하루 평균 1만원에 불과하다"며 "입주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유해물질을 30%나 저감시킬 수 있는데도, 가구당 난방비 2만원 때문에 베이크 아웃 기간을 이틀이나 단축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특히 임대아파트의 베이크 아웃 기간은 분양아파트보다 이틀이나 짧은 3일에 불과하다"며 차별 대우 시정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이어 "베이크 아웃을 실시한 56개 아파트 단지 중 유해물질 수치를 측정한 지구는 4개 단지"라며 "56개 단지 중 분양아파트 단지는 8개인데 4개가 측정을 했으나, 44개 임대아파트 단지는 단 한 곳도 측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행수 주공사장은 "베이크 아웃 기간을 연장하겠다"며 "임대아파트에 대해 의도적으로 차별 대우를 한 적은 없으나 분양아파트와 동일한 기준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철희 기자 <chlee@joongang.co.kr>
◆ 새집 증후군이란 ?
집이나 건물을 지을 때 사용하는 건축자재나 벽지 등에서 나오는 유해물질 때문에 거주자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경미한 증세로는 두통, 눈.코.목의 자극, 기침, 가려움증, 현기증,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이 있고 심한 경우 천식 등 호흡기 질환과 아토피 피부염.심장병.암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건축 자재에서 나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인 벤젠.톨루엔.클로로포름.스티렌 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
2005.09.28 04:31 입력 / 2005.09.28 11:18 수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