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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반의 형이상학[김재권]

우공(友空) 2022. 1. 10. 20:55

원문  https://blog.naver.com/chungdhn/222121745200

 

김재권과 그의 철학 -이중 국면론: 물리세계 안의 행위주관성

1. 여는 말: 김재권의 초상 데카르트(R. Descartes)는 심신이원론을 제안하면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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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권과 그의 철학 -이중 국면론: 물리세계 안의 행위주관성

 눌연  2020. 10. 21. 6:44
 
1. 여는 말: 김재권의 초상
2. 인간의 객관적 국면: 물리적 실현주의
2.1 수반
2.2 심성인과
2.3 물리적 실현주의
3. 인간의 주관적 국면: 일인칭 의식론
3.1 의식의 심성내용
3.2 행위설명
4. 맺는 말: 김재권의 추모와 기림

1. 여는 말: 김재권의 초상

데카르트(R. Descartes)는 심신이원론을 제안하면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 한다”라는 명제로 마음을 물리세계로부터 분리했지만, 김재권(金在權, Kim Jaegwon)은 “나는 물리세계 안에서의 행위 주체자이다”라는 명제로 심신관계를 융합하고자 했다[1]. 김에게는 <인간이 주관적인 동시에 객관적인 이중적 본성의 존재 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철학적으로 중요했다. 김은 데카르트 시대의 철학자들이나 그 이후의 중요 철학자들이 300년 동안 간과해 온 심신관계의 물음을 새롭게 물어, “이중 국면론” 이라는 인간의 객관성과 주관성의 관점 이론을 이 시대에 제시하였다. 김은 한국이나 미국 등 세계 철학자들 앞에서 현대 존재론 언어의 문법을 이중적 국면성으로 구조화하고 자신만의 철학의 방향을 제시하면서 외롭지만 굳세게, 선명하지만 겸손하게 사유해 온 철학자이다. <2020 한국철학자연합 대회>가 이러한 김재권을 추모하고 그의 철학을 기리는 데 동참하고자 한다.

김재권은 대구에서 김용규(金溶圭)님과 이학조(李學祚)님의 차남으로 출생(1934.9.12.) 하였다[2]. 서울대학교 불문학과에 입학(1953)했지만, 2학년 때 한미장학위원회의 초청으로 도미, 다트머스(Dartmouth)대에서 불문학, 철학, 수학을 전공하고, 졸업식 대표연설을 계기로 헴펠(C. Hempel)의 편지를 받고 프린스턴으로 가서, 그의 지도로 박사학위(1962)를 받았다. 그는 미시건대에서 20년, 브라운대에서 30년을 가르쳤고, 스와스모어, 코넬, 존스홉킨스, 노틀담, 서울대, 이화여대, 경북 대 등에서도 강의했다. 김은 그의 철학, “이중 국면론: 물리세계 안의 행위주관성”을 향하여 6권의 저서와 많은 논문을 집필하였고, 미국철학회회장으로, 미국학술원 회원으로도 활동 하였다. 김재권은 부인 실비아(Sylvia), 아들 저스틴(Justin), 조카 김은미(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제자들, 친구들, 사숙자들, 존경자들을 남겨 두고,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서 85세로 서거(2019.11.27) 하였다.

김재권의 초상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그릴 수 있을 것이다. 김재권에 대한 인간적 초 상[3], 그리고 그 철학적 초상[4]은 한국철학자들에 의해 이미 다수 나와 있다[5]. 보다 구체적으로, 김재권은 1992년 서울에서 “최근 분석철학의 칸트적 경향”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현대 영미철학이 흄의 협소한 경험론을 벗어나 칸트적인 철학으로 돌아 간다는 관점을 데이빗슨 철학에서의 심리현상의 자율성과 원초해석적 관념론을 근거로 제시하였다. 이때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진 18명[6]의 철학자들이 참여하여 『실재론과 관념론』이라는 논집을 내게 되었다. 그리고 1994년에는 김재권의 회갑을 기념하여 20명[7] 집필자 거의 모두 김재권 철학에 대해 토론하는 논문을 집필하여 『수반의 형이상학』을 출판하였다. 그리고 김재권 철학의 마무리 저서라 할 수 있는 Physicalism or Something Near Enough 가 2005년에 출판되었을 때 10명[8]의 동료들은 그 책의 중심 주제들을 토의하는 『김재권과 물리 주의』라는 서평집을 출판하였다(2008). 이 이외에도 많은 철학자들이 김재권의 철학을 분석하거나 비판하거나 사숙하고 있다. 한국철학계는 김재권의 철학적 초상을 더욱 정치하게 그려 갈 것이다.

다른 하나의 김재권 초상은 미국 철학계 문맥에서 그려볼 수 있다. 곧 살펴보겠지만, 김은 <이중 국면론: 물리세계 안의 행위주관성>과 관련하여 사건, 수반, 심성인과, 기능적 환원, 의식, 행위설명 등의 개념을 구성하거나 정치화하였다. 또한 여러 철학자들과의 관계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뛰어났다. 그는 헴펠을 존경하면서도, 헴펠의 고전적 연역법칙(DN)적 설명 모델은 인과관계를 누락하여 온전한 설명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콰인(W. Quine)이 전통적 인식론의 규범적 정당화 개념을 축출하여 인식론을 자연화하고자 하였을 때 김은 과학이 의존하는 근거(evidence) 개념은 규범적 정당성의 요소 없이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하였다. 데이빗슨(D. Davidson)은 심신무법칙론으로 마음의 자율성과 인과성을 분리하고자 하였지만, 김은 인과성은 물리적일 뿐이기 때문에 데이빗슨의 마음은 무력해진다고 분석한다. 퍼트남(H. Putnam), 포더(J. Fodor), 블록(N. Block) 등이 심적 속성, 예를 들면, <아픔은 생명체 종에 따라 다른 신경생리적 상태에 의해 실현될 수 있다> 는 다수실현 가능성 논변으로 비환원주의 학파를 만들고 이를 주류로 세웠지만, 김은 비환원주의의 심성은 무력하다고 비판하였다. 김은 신 시뮬레이션 논리를 제시하여 궁지에 몰려있는 드레이(W. Dray)의 DBA(욕구-믿음-행위) 모델을 활성화시켰다. 이렇게 김은 그의 철학적 상대역들과 예리한 논전을 펼치면서도 균형있는 선택과 온건한 설득력으로 많은 친구를 얻어왔다. 김은 미국철학계가 그의 부재를 아쉬워 할 초상을 남겼다고 믿는다.

2. 인간의 객관적 국면: 물리적 실현주의

2.1 수반

김재권은 <이중 국면론: 물리세계 안의 행위주관성>을 향하여 위해 평생 일관된 철학적 과제들을 발전시켜 왔다. 그러한 김재권 철학의 첫 번째 국면은 인간의 객관적 국면이다. 객관적 논의에서 중요한 주제 하나는 수반개념으로서, 김은 수반 개념의 분석을 통해 데이빗슨과 퍼트남의 심성론에 대응하는 이론을 펴 왔다. 데이빗슨과 퍼트남의 심성론은 심신관계에 대해 현상 기술적이긴 하지만, 설명대상인 사건들의 인과관계의 정체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소위 심신관계의 “수반논변”을 제시하여 비환원주의를 반박한 것이다. 아래는 이러한 김의 수반 논변을 개괄한 것이다.

먼저 데이빗슨을 보자. 데이빗슨은 무법칙적 일원론[9]과 수반론을 통해 한편으로 물리주의를 유지하고 다른 한 편으로 심성의 자율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그는 이러한 이중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사건론에서 출발한다. <사건이 물리적으로 기술되면 물리적 사건이고 심성적 기술을 받으면 심성적 사건>이라는 것이다. 동일한 사건이 심성사건이면서 동시에 물리사건 일 수 있는 것이다. 동일한 사건이 물리적 차원에서 다른 사건과 법칙적 관계에 들어 갈 수 있지만 심성적 차원에서는 무법칙적 관계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에서 그의 이중적 과제가 수행된다. 심성적 사건은 무법칙적이므로 다른 사건과 유형적 인과 관계에 들 수 없지만, 개항적 관계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두 사건 간에는 개항적 인과연쇄를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항적 인과연쇄의 가능성은 <심적 사건과 물적 사건의 개항적 동일성>의 가능성을 연다. 그리하여 <적어도 어떤 심적 사건 들은 물리적 사건들과 인과적으로 상호작용 한다>는 것을 말할 수 있고 “모든 것은 물리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라는 약수반[10]의 목표에 도달한다. 그는 개항적 동일성에 만족하고 유형적 동일성을 부정해야 하므로 심성의 물성에로의 환원에는 반대하는, 비환원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한편 퍼트남의 심성론은 고통 같은 심적 속성의 다수실현 기능주의는 <심적 속성을 특정 신경상태로 환원할 수 없다>는 논변이다. 김재권(1997: 132-139)은 이 논변의 구조를 보다 선명 하게 한다. 심적 속성은 추상적 차원의 기능적 종류이지, 물리화학적 종류이거나 생물 신경적 종류가 아니라는 것이다(Kim 1998a: 2-3, 90-97). 예를 들어, 고통이 인간의 경우 특정 뇌상태 Φ₁에 의존하여 결정된 것이고 강아지의 경우 Φ₂ 때문이라면 고통을 신경 생리적 종류라 할 수 없는 것이다. 고통은 신경 생리적 기체들의 다양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지향의 기능성을 공유하는 추상적 종류라는 것이다. 고통(유형)의 인간두뇌상태(유형)와의 동일시는 불가능하고, 고통은 다수적으로 실현된다. 달리 말하면, 심성적 속성 M에 대하여 모든 유기체들의 유형에 공통된 물리적, 신경 생리적 고유 상태 P라는 것은 없고 유기체의 유형에 따라 심적 경험 M이 발생할 때 마다 그 유기체의 심적 경험 M은 그 유기체의 신체적 다른 상태들 (Q₁ v Q₂ v . . v Qₙ)에 의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선접문 또는 선접술어는 특정한 종류나 유형을 구성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엔진”이라는 표현이 다양한 물적 상태들에 의해 다수적으로 실현된다는 점에서 특정 기계적 물체가 아니라 <열에너지를 동력적 에너지로 바꾸는 기능>이라는 추상적 상태를 지칭하는 것과 같다. 다수실현가능성은 심성적 속성의 유형적 동일성의 불가능성을 보여주고 그리고 추상적 종류라는 점에서 심성적 속성은 환원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재권(Kim 2014: 1-11; Kim, 1988, 233; Kim 1998a: 9-10)은 <데이빗슨과 퍼트남의 비환원주의는 심성의 무능화로 빠지고, 심적 속성의 부수현상론에 서게 된다>고 분석하여 비판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김재권(2007: 65-68; Kim 1988; Lower)이 비 환원적 물리주의를 공격하는 “수반/배제 논변”을 보자: M과 M˚를 관련된 심성적 사건이라 하고, P와 P˚는 그러한 심성적 사건이 수반되는 물리적 사건이라고 하자. 그리고 모든 물리주의자가 수용해야 할 <인과적 배제원 리>(exclusion: 어떠한 단일 사건도 인과적 중복결정을 제외하고 충분원인을 하나 이상 가질 수 없다)와 <인과적 폐쇄원리>(closure: 물리적 사건이 t에서 발생한 원인을 갖는다면 그것은 t에 물리적 원인을 갖는다)를 가정하자. 그리고서 그는 다음의 “수반 /배제 논변”을 편다.

(1) M은 M˚의 원인이다(비환원주의는 심성적 인과를 주장한다);

(2) M˚는 P˚를 자신의 수반기초로 갖는다(비환원주의는 심성의 물리적 기초를 인정한다);

(3) M은 P˚의 원인이 됨으로써 M˚의 원인이 된다((1)과 (2) 간의 긴장 해소를 위한 처방이다);

(4) M은 물리적 수반 기초인 P를 갖는다(비환원주의는 심성사건의 물리적 기초를 요구한다);

(5) M은 P˚의 원인이고, P는 P˚의 원인이다(전제들 (3)과 (4));

(6) M≠P(비환원주의의 속성 이원론 논제);

(7) P˚는 M과 P에 의해서 인과적으로 중복 결정되지 않는다(비환원주의는 이들을 중복 결정이라 할 수 없다).

김재권은, 비환원적 물리주의를 따르면, 배제원리와 폐쇄원리에 의해 실제로 심성적 원인인 M은 물리적 원인인 P에 의해서 배제된다고 결론짓는다. 즉 P˚의 원인은 M이 아니라 P이게 되고, 심성적 속성 M은 무력화되고 부수 현상적이게 된다는 것이다.

2.2 심성인과

김재권(2000: 8-9)이 <물리세계 안의 행위주관성>을 보이기 위해 가장 주목한 개념이 있다면 그것은 “심성인과”라고 할만 하다. 심성인과는 인간행위의 필연성, 도덕적 행동의 가능성, 자발적 행동의 현실성을 보장하는 근거로서, 인간주관성의 핵심조건이 다. 심성인과 없이 인간의 지각, 지식, 행위는 가능하지 않다. 만일 이들이 가능하지 않다면 인간 지성은 숙명적 결정론이나 비관적 회의론에 빠질 것이다. 김은 실존주의 불문학의 영향으로 인간 주관성을 깊이 신뢰하고 있었을 것이다. 김재권은 이러한 인간 주관성을 지키는 심성인과를 유지하기 위해 당대의 주류 철학의 “비환원적 기능주 의”에 대해 저항을 해야 했다. 앞절이 비환원론을 비판한 김의 비판적, 소극적 이론이었다면, 이절은 다음절의 <물리적 실현주의>라는 김의 긍정적, 적극적 이론을 향한 물리주의적 서설이다. 이 논의를 통해 김은 존재적 환원주의가 아니라 그의 기능적 환원주의가 보다 설명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심성인과론은 스마트, 데이빗슨, 퍼트남간의 심성에 대한 논의들로 인해 철학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스마트 등은 <고통이라는 심성적 사건과 특정 두뇌 상태를 동일시>하며 심신 동일론을 주장하여 한동안 철학계를 지배했지만, 수반개념에 기초한 두 가지 반박으로 좌초되었다. 앞 절에서 다루었던 데이빗슨의 무법칙적 일원론과 퍼트남의 다수실현성 논변이 그것이다. 그러나 김재권(Kim 1998a: 9-14; Kim 1994: 167ff)은 그들의 약한 수반론은 심신관계에 대해 현상 기술적일 뿐, 그 관계의 본성을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엄밀한 의미에서 수반론은 심신이론이 아니라고 보았다. <인간은 어떤 사물의 “왜”를 파악할 때까지 그것을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에 일리가 있다면, 심신이론은 심성이 어떻게 인간행동에 인과적 관계를 갖는가에 대한 심성인과론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김재권의 심성인과론은 강한 수반론을 통해 그 관계의 본성에 주목하게 함으로써, 다수실현성원리; 폐쇄성 원리; 인과적 배제원리 등이 함축하는 과제를 확인해 주고, 이로부터 비환원적 물리주의가 개연성이 없다는 것을 추리해 내고, 기능적 환원 물리주의를 찾도록 하였다.

김재권(Kim 1996: 216-221)은 다수실현성 논제와 비법칙적 일원론으로 촉발된 비환원적 물리주의의 관점을 요약한다. 비환원적 물리주의는 <모든 구체적 개별자는 물리적>이라는 물리적 일원론을 주장하면서도, <이러한 물리적 개별자는 물리적 성질과 동일하지도 않고 그로 환원될 수도 없는 실재적인 심리적 성질을 가질 수 있다>는 속성이원론을 천명한다. 또한 <물리적인 것과 심리적인 것은 의존이나 실현의 관계>라는 수반론을 수용한다. 일단 대상의 물리적 속성이 고정되면 대상의 전체 심적 특성 을 포함한 모든 속성들이 고정된다는 점에서, 심적 속성을 포함해서 대상과 체계의 비물리적인 속성은 물리적 속성에 수반한다. 더 구체체적으로 말해서, 어떤 심적 속성이 실현되면, 그것은 수반 토대의 어떤 물리적 속성이 실현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 이다.

그러나 김재권(Kim 2007b: 251-254)은 이러한 비환원주의가 유지해야 할 인과개념을 비판한다. <심성의 실재성을 밝히기 위한 비환원주의의 인과개념은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 특수하다>고 분석해 내는 것이다. 비환원론자 루이스(D. Lewis)는 법칙적 인과, “c는 e를 야기(cause) 했다”라는 인과를 “만일 c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e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반사실적 논리로 조명한다. 예를 들어, “수잔의 두통은 수잔의 불안을 야기했다”는 상황의 인과는 “수잔이 두통을 겪지 않았더라면 수잔은 불안하지 않았을 것이다”는 반사실문적 논리로 조명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은 반사실문의 논리는 인과가 이행적인 것을 보여주고 과잉결정과 선취권의 문제를 해결해야 일반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은 수잔의 두통과 수잔의 불안간에 인과적 규칙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보면서, <반사실적 의존성>이 존재하더라도 진정한 인과적 관계에 근거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즉 개항적일 뿐 일반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재권(Kim 2007b: 255-260)은 반사실적 인과 개념을 대치할 대안을 <생산적 인과 개념>에서 찾는다. 앤스콤(E. Anscombe)이 인과관계를 물리적 양친성(physical parenthood)으로 해석하고, 홀(N. Hall)이 <사건 c가 사건 e를 발생>시키는 생산성 으로 간주하는 근거는 이것이 인과개념의 이행성, 공간성, 내재성의 3조건을 만족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반사실적 의존성> 개념은 이 3조건을 만족하지 못한 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만일 나의 아들이 나의 화초에 물을 주었더라면 나의 화초는 죽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반사실문 논리는 <물을 주는 행위의 생략>과 <화초의 죽음> 의 관계를 의존적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김은 “만일 손흥민이 나의 화초에 물을 주었 더라면 나의 화초는 죽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반사실문도 <같은 의존성>으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나의 아들 반사실문이나 손흥민 반사실문은 둘 다 참이지만, 나의 아들은 화초의 죽음에 관계가 있지만, 손흥민은 화초의 죽음에 관계가 없기 때문에, 루이스의 <반사실적 의존성>은 문제가 되는 것이다.

2.3 물리적 실현주의

김재권(Kim 2005: 174)은 물리주의가 완전한 참은 아니지만 충분한 참이라고 생각한 다는 점에서 “부분적 물리주의자”이고, 환원주의의 참은 논증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건부 환원주의자”라 할 것이다. 또한 김재권(Kim 1998: 19-27, 97-101; Kim 2010C: 273-274)은 심적 속성의 기능적 환원이 어떻게 가능한가를 세심하게 논의하여, <현실의 모든 현상은 물리적으로 실현된 것이다>고 믿는다. 또한 감각질 (qualia)은 기능적으로 환원될 수는 없지만, 감각질의 유사성과 차이성 때문에 그 물리적 실현체의 상정을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보면서 의식과 행위의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물리적 실현주의(physical realizationism)”를 지지한다. 그에게서 물리 적 실현주의는 “충분히 참인 물리주의(physicalism or something near enough)”인 것이다. 그렇다면 김이 제시하는 심적 속성의 기능적 환원론은 무엇이고, 어떻게 주류적인 비환원적 기능론에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자.

앞 절들에서 비환원주의적 물리주의의 심성 개념이 인간 행위설명에 무능하다는 것을 보였다면, 남아 있는 논의의 과제는 환원주의의 심성이 설명력이 있는지를 보이는 것이다. 심성적 인과를 유지하기 위한 논의는 조건적이긴 하지만 환원론밖에 없는 것이다. 김재권(2007: 246; Kim 1989)은 환원적 물리주의가 최적의 관점이라는 것을 지난 30여년 동안 주장해 왔다. 플로지스톤 (Phlogiston)이나 마녀는 환원되지 않고 제거되었지만, 유전자는 제거되지 않고 디엔 에이(DNA)로 환원된 것처럼 마음도 제거되지 않고 환원될 수 있다면 마음의 실재성은 확립된다. 네이글(E. Nagel)도 환원주의를 제안하였지만 그의 심성계와 물리계를 연결하고자 하는 교량법칙(M ↔ P)적 환원주의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Kim 1998a: 89ff). 교량법칙이 참이라면 분석적이고 선험적이어서 설명이 요구하는 환원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성이 물리계 안에서 인과적인 영향력을 갖는다면, 그것은 물리적, 경험적으로 환원 가능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김은 이것을 "환원주의"로 약칭할 수는 없다고 본다. 환원주의의 진리성이나 타당성에 관해 전혀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의 환원적 물리주의의 "환원적"은 존재론으로의 물리주의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방법적 기능에 대한 제약어이다.

김재권의 "환원적"이 환원적 물리주의의 기능성에 대한 제약어라면, 김이 전제하는 기능주의를 명료화할 필요가 있다. 김(Kim 1998a: 1-28)의 기능주의는 심성적 속성이나 종류를 기능적 속성으로 간주한다. 즉 그 기능들은 감각적 입력과 행동적 출력 간의 중재자로서의 인과적 역할을 하는 속성이고, 물리적 속성들은 그러한 인과적 역할의 유일한 “실현체”이다. 예를 들어, 아프다는 것은 세포조직 손상과 신음 같은 반응간의 인과적 관계의 기능적 상태이다. 인간의 아픔과 고양이의 아픔 간에는 인간과 고양이의 생리구조적 차이가 있다. 기능주의는 인간과 고양이가 낮은 차원의 아픔의 구체적 생리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 실현체들의 동일한 기능적 수행에 의해 높은 개념적 차원의 아픔이라는 같은 유형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퍼트남과 포돌은 이러한 아픔의 유형을 단일하고 일원화된 속성으로 간주하는 “기능적 속성실재론”을 선호하지만, 김(Kim 2007a: 229-232)은 그러한 관점은 심성 속성 M을 고정 지시어로 해석하게 된다고 비판한다. 김은 이에 대해 “기능적 속성개념론”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심성 속성 M이 단일한 P가 아니라 Pₙ(P₁ v P₂ v . . ) 들 중의 하나에 수반한다면, 그 Pₙ에 수반하는 M의 사례들 Mₙ(M₁ v M₂ v . . )은 M의 단일 속성이 아니라 그 사례들이 구성하는 개념하에 포섭된다는 것이다.

김재권의 기능주의는 실재론적이 아니라 개념론적이기 때문에, 그의 기능적 환원론은 편의상 두 단계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김(Kim 2007a: 216-222)은 첫째 단계 (가)에서 개념적 단계에 이르기 전에 만나는 구체적 생물종의 개항 심성에 대한 기능적 환원의 절차를 보인다. 먼저 구체적 환원 사례를 보이고 나서 이를 일반화 또는 형식화할 수 있다: 먼저 어떤 개체 x가 하나의 유전자라는 것은 그 x가 유전정보 를 <부호화>하고 전달하는 장치를 가짐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DNA 분자들은 유전정보를 부호화하고 전달하는 과제를 수행하는 <장치>들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분자생물학이란 DNA 분자들이 어떻게 그러한 과제를 수행하는가를 설명하는 <이론> 이다. 여기에서 환원을 구성하는 세 가지 절차가 보인다. (가i) 이론적 정의, (가ii) 경험적 탐구, (가iii) 이론적 작업이다. 김은 이러한 과정을 다음과 같이 일반화 한다: (i) 심적 속성 M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제시하여 <기능화> 할 수 있다: “x가 M을 갖는다는 것은 x가 <물리적 속성 P에 대한 인과적 조건 C를 만족하는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ii) 인과조건 C를 만족하는 물리적 속성 P를 확인할 수 있다; 달리 말해, M의 “실현체(realizer)”라 불리우는 P를 <발견>할 수 있다; (iii) M의 실현체들이 인과조건 C를 통해 그 인과적 과제를 어떻게 수행하는가를 설명하는 특정한 <이론>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단계 (나)에서 김은 개념기능적 환원을 <실행>한다. 심적 속성 M을 실현하는 것은 간단히 말해 물리적 속성들 (P₁ v P₂ v P₃) 일 수 있다. 여기에 선접문이 도입되지만 선접문은 새로운 속성을 도입하는 역할이 아니라 1차적 속성들이 각각 M을 실현하는 다른 조건이라는 것을 말해줄 뿐이다. M은 그 자체로 독립된 속성이 아니라 1차적 속성과의 관계하에서 실현된다는 의미에서 2차적 속성, 즉 기능적 개념이다. 김재권(J. Kim 1996: 76-77)에 따르면, 기능이란 특정한 인과적 역할, 예를 들어, 아픔은 세포조직 손상의 탐지(기)인 것이다. 세포조직 손상 탐지의 개념은 하나의 기능적 개념, 업무 기술로 명시된 개념인 것이다. 김은 이제 개념기능적 환원의 성격을 확인한다.

개념기능적 환원의 중심은 실현체(realizer)이다. 실현체 개념은 심성 속성이 어떻게 물리 속성에 연결되는가를 보여준다. 널리 알려진대로 심신 무법칙론, 개항 물리주의, 그리고 수반개념은 심신관계를 언급하지만 심신관계의 현상의 기술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설명력을 갖지 못한다. 그 현상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김재권(Kim 1998a: 1-28)의 실현체 물리주의는 필요한 심신 연결 관계를 개념 기능적으로 조명한다. 다시 확인하자면, 심성속성 M이 물리속성 P에 수반할 때, M은 다수실현적으로 (P₁ v P₂ v . . ) 에 수반한다. 그러나 (P₁ v P₂ v . . ) 에 의존하는 M은 단일한, 고정지시적인 실체가 아니라, M의 실현체로서의 (P₁ v P₂ v . . ) 에 따라 (M₁ v M₂ v . . )으로 실현되어 상위적 속성, 고차적 개념 “M”으로 표상된다. (M₁ v M₂ v . . )의 경우들이 개념 M에 포섭되는 것이다.

김재권(Howell 2007)의 환원적 물리 실현주의는 비환원적 물리주의와 선명한 차이가 있다. 비환원주의가 <심성 속성은 물적 속성과 구분된다>고 할 때, “구분된다”는 “인과적으로 구분된다”를 의미하지만 “인과적 구분”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김은 그 자리에 “인과승계원리”를 수용하여 설명해 낸다. 이 원리는 <만일 심리적 속성 M이 물리적 속성 P에 의해 실현된 경우에 예화 된다면, M의 이 경우는 실현체 P의 인과력 이외의 인과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원리는 심성적 속성 뿐만 아니라 심성적 속성이 나타나게 된 인과적 관계들도 물리적으로 실현되어야 한다는 것을 함축한다. 예를 들어, 포유류의 아픔이라는 개항적 경우는 C-섬유조직자극의 인과력을 벗어난 인과력을 가질 수 없는 것이다. 김(Kim 1998a: 109)은 <심성 속성의 기능적 상태는 물리적 실현체의 인과력을 승계한다는 점에서 그 실현체와 동일하다>[11]는 것이다. 그러므로 김의 물리적 실현주의가 도달하는 두 속성의 동일성의 실체는 <설명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이게 된다[12]. 문재인 대통령 영부인이 있는 곳에는 김정숙가 여사가 항상 나타나는 까닭은 무엇인가? <둘은 하나> 라는 대답밖에 다른 대답은 없다. 물이 현실세계에서 H₂O라는 것이 경험적으로 발견되었다면 그러면 “물=H₂O”는 모든 가능세계에서 참이다.[13]

3. 인간의 주관적 국면: 일인칭 의식론

3.1 의식의 심성내용

김재권 철학에서 또 하나의 국면은 인간의 주관적 국면이다. 이 국면의 논의에서 핵심적 주제는 의식이다. 인간이 믿음과 욕구에 따라 행위할 때, 의식 없이 수행할 수 있을까? 의식 없는 믿음이나 의식 없는 욕구는 가능하지만, 행위를 할 때에는 믿음과 욕구는 의식되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그 행위자는 주체적이기보다는 비주체적이거나 기계적이거나 환상적일 것이다. 김재권은 행위자가 자신의 믿음과 욕구의 내용을 주관적으로 구성하고, 자각적으로 집행하는 주체라고 믿는다. 김은 특히 심성내용에 대한 비환원론자의 넓은 내용의 우선성과는 대조적으로 좁은 내용의 우선성을 “공통적 그것” 이라는 색인사 논변을 통해 선명하게 논의한다. 이 때 의식은 김의 철학에서 불가피한 조건이다. 의식의 주관성과 자각성, 그리고 의식의 좁은 내용의 성격에 대한 논의는 온전한 의식론을 세우기 위한 전제적 주제가 된다.

의식이란 무엇인가? 김재권에게서 의식은 주관성과 자각성으로 특징 지워진다. 먼저 김재권(2000: 133-140)의 주관성은 인간 경험의 객관성과의 관계에서 나타난다. 인간은 신체적 조건으로 객관적인 질서 안에 존재한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을 객관적인 질서 밖에 세우는 능력을 갖고 있다. 우리가 기계 부속품이 아니라면 행위 주체로서의 그 능력은 불가결한 조건이다. 비환원적 물리주의자는 <이 세계에 존재하는 것은 물질과 물질로 이루어진 구조와 체계들 뿐이다>라고 하여 물리세계가 전체라고 하지만, 김의 물리적 실현주의는 <객관적인 세계가 전체 세계인 것은 아니다>라고 하여, 주관성과 객관성의 어느 한쪽을 배타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둘다 취하는 인간의 <이중 국면론>을 선택한다.

김재권(2000: 131-149; Kim 1998: 115-119)은 <객관적인 세계가 세계의 전체>라는 관점에 대해 <일인칭인 나는 객관적 세계의 부분이 아니다>라고 주장하여 거부 한다. 김재권의 <이중 국면론> 논변은 다음과 같다. 세계에 대한 이상적으로 완전한 객관적 기술(D)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논리적으로 가능하다. 이 기술 (D)에는 “나는 김재권 이다”라는 기술(k)은 포함되지도 않고 함축되어 있지도 않다. (k)는 <중심>이므로 (D)는 <중심>이 없는(centerless) 기술이 된다. (D)는 <나를 포함하는 세계>와 <나의 완벽한 복제를 포함하는 세계>의 차이를 구별할 수 없다. 따라서 행위에 대한 일인칭 주체자의 관점과 삼인칭 관찰자의 관점은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이 된다.[14]

김재권(2000: 141-144; 1997: 275-276)의 이중 국면론은 물리적 실현주의를 전제 하면서 또한 개인의 <1인층 특성>을 강조한다. 그는 우리 인간 자신의 의식 상태에 관한 지식은 다른 것에 기초하지 않으므로 1인칭 지식과 3인칭 지식은 비대칭이라고 본다. 1인칭의 주관적 측면은 그 생명체 자신의 관점에서만 이해될 수 있고, 3인칭의 객관적 측면은 물리적 관점에서만 이해된다. 김에게서, 우리가 중심적 특정 관점을 취할 수 없다면, 인식과 행위의 주체로서의 개인의 지위는 붕괴된다. 동시에 우리는 객관적인 세계내의 그 어떤 관점도 없이 단지 주관적 관점만을 취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주관이면서 동시에 객관인, <이중적 본성>의 존재인 것이다.

김재권(1997: 282-289)은 자각성을 의식의 중요 특성으로 간주하지만, 이를 중심적으 로 해석하는 데 주저한다. 그는 “의식은 일종의 내적 자각”이라는 상식적 모델에 대해 인간의 지각들이 완전히 의식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다면서 치열한 스포츠나 전투에서 고통을 자각하지 않는 경우를 반례로 든다. 또한 “한 심적 상태가 의식적이라는 것은 그것의 주체가 바로 그 심적 상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관점(D. Rosenthal: 나는 M 상태에 있다는 것을 나는 자각한다)의 문제를 보완한다. 이 관점은 메타 심리적 상위 질서 사고의 수행자만 의식을 갖는다는 것으로, 문제는 어린이와 동물을 의식자의 범주에서 배제할 뿐 아니라, 의식하는 주체를 메타적 상위 사고자로만 간주하는 데 있다. 상위 사고자는 그 심리상태 M에서의 개념적 지도, 자아의 개념, 자아 지칭 능력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유기체들은 환경의 종류에 맞게 진화된 수용기나 탐지기와, 다양한 정보들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중심부를 갖는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메타 의식론자는 이를 철학적으로 해석하여 단일한 초월적 중심 행위자가 있다고 상정할 것이지만, 김은 이를 경험적 탐구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마음이란 단일 한 통일적 행위자라기 보다는 다원적 국면성의 위원회와 더 유사하다는 가설에 김은 기울고 있다.

김재권(1997: 252-254, 330-339)은 심성의 좁은 내용과 넓은 내용의 관계를 논의하기 위해 퍼트남의 사고실험을 분석한다. 현실지구와 똑 같은 쌍둥이지구가 있다고 하자. 두 지구에는 “물”이라는 같은 지칭어로 불리우는 액체가 있고, 두 지구의 모든 다른 구성요소들은 동일하지만 같이 불리우는 이 다른 액체는 현실지구에서는 H₂O이고 쌍둥이지구에선 XYZ 라고 하자. 두 액체는 화학적 구성요소는 다르지만 구체적 삶에서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고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하자. 그리고 현실지구의 현실김복동과 쌍둥이지구의 쌍둥이김복동이 17세기에 각기 다음의 문장,

(W) 나는 휴식 시간 때 커피 대신에 물 한잔을 마셨다;

를 사용, 발화한다고 하자. 그러면 발화시점은 18세기의 화학주기율표가 만들어지기 전이므로 현실김복동과 쌍둥이김복동은 그 발화시의 지각경험이나 심성 상태는 동일 할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마신 것은 다른 것이므로 두 사람이 그 발화를 할 때 의 심성내용은 다른 것이다. 이 실험에 의하면, 그들의 좁은 심성상태의 내용은 동일 하지만, 넓은 문맥의 심성내용은 상이하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김재권(2007: 342-344)은 매튜스(Matthews, R.)의 <마음 측정> 개념을 적용하여 퍼트남의 넓은 내용에 대한 환원적 접근을 시도한다. 두 사람이 마신 것은 두 사람의 믿음 내용의 구성적 요소가 아니라, 두 사람의 외부적 요소와 조건들의 제약 아래에서 형성되는 구체적 특성들이다. 물리적 대상의 질량이나 길이는 그 대상의 본래적 속성이지만, 질량이나 길이의 측정에서의 수의 할당은 대상 자체보다 외부 관계, 국제 표준에 의존한다. 구체적으로, 그들이 마신 것은 각각의 지구에서 같은 지칭기호 “물” 로 표시되지만, 쌍둥이지구에서 “물”이라 불리우는 것을 현실지구에서는 “물”이라 하지 않고 “쿨”이라 부르는 것이다. 비슷한 상황이 쌍둥이지구에서도 발생할 것이다. 심성 내용을 명시할 때 내용 문장을 사용하는 것은 그 주체 외부의 요소들을 사용하고 그것들에 의존하는 것이다. 그 내용을 "넓다"고 하는 것은 그 상태 자체가 아니라 그것들의 명시화나 기술들이 그렇다는 것이다. 내적 상태의 존재론적 지위와 그것의 명시화 양상은 혼동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김재권(1997: 348-9)은 현실김복동과 쌍둥이김복동이 문장 (W)를 발화했을 때 두 사 람의 믿음에서 구분되지 않는 좁은 내용의 지각경험의 성격을 강조한다. 그는 화이트(White, S. 1991)의 "공통적 그것"이라는 기술적 개념을 도입한다. 현실 김복동과 쌍둥이김복동의 좁은 내용의 공유는 다음의 역할을 한다: 만일 누구든지 <그것>을 가지며 현실지구에서 현실김복동의 언어를 습득했다면 "물"이라는 그의 기호는 <그것> 즉 물을 지칭하고 그는 물-생각을 갖는다; 그리고 만일 누구든지 <그것>을 가지며 쌍둥이지구에서 쌍둥이김복동의 언어를 습득 한다면 "물"이라는 쌍둥이김복동의 기호는 <그것> 즉 쿨을 지칭하며 쌍둥이김복동은 쿨-생각을 가질 것이다. 쌍둥이지구에 대한 이러한 기술은 현실지구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김은 넓은 내용론의 의식의 주관성에 대한 곡해를 바로잡고 좁은 내용론의 의식의 주관성의 온전성을 밝히고자 하였다.

3.2 행위설명

<이중 국면론: 물리세계 안의 행위주관성>을 지지하기 위해서는 인간행위가 물리세계에서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행위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모든 행위의 전제는 자율적인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유 없는 행위는 설명도 이해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김재권은 설명범주를 이해범주와 관련시킨다. 이유 없는 행위는 기계적, 강제적일 뿐 자율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유가 물리세계와 일관되게 설명되기 위해서는 인과적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행위 이유의 인과성과 행위의 주체 의존성은 어떻게 일관될 수 있는가? 김은 행위의 인과성은 3인칭적임에 반해 행위 주관성은 1인칭적이라고 논변하면서도, <타인의 행위를 우리 자신의 행위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투사하여 이해한다>는 투사논제를 제시하고, “공감적 동일시”를 통해 “합리 적 이해가능성의 순환성”에 의존하여, 3인칭과 1인칭의 연결성을 찾는다. 이를 통해, <행위 설명자와 행위 수행자와의 동일시>가 가능해지고, 행위 수행자의 일인칭적 실천 추론에 대한 행위 설명자의 재현적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번역 할 수 없는 인간언어가 없는 것처럼, 설명할 수 없는 인간 행위도 없다고 김은 결론 짓는다.

인간이 생각하는 의식의 존재라는 것이 물리세계 안에서 조명되어야 하는 것처럼, 인간이 주체적으로 행위하는 존재라는 것도 물리세계 안에서 가능함을 보여주어야 한 다. 이러한 가능성의 설명은 어떤 모습을 해야 하는가? 김재권(Kim 1988; Kim 1994)은 설명형식의 고전이 된 헴펠의 연역법칙(DN: Deducive Nomological) 모델을 예리하게 평가한다. 헴펠에게서, 사건 e에 대한 사건 g를 통한 설명이란 하나의 법칙 연역적 논변으로서 [G(“사건 g가 발생했다”는 진술)와 법칙 명제 L 의 전제들 로부터 결론 E(“사건 e가 발생했다”는 진술)를 연역적으로 도출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것이다. 김의 분석에 의하면, 사건 g가 사건 e를 설명한다는 것은 명제 G가 법칙 명 제 L과 같이 결론 명제 E를 법칙적으로 함축하는 것,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두 사건 간의 설명적 관계가 그 기술 명제들 간의 논리적 관계, 문장들의 내재적 관계로 주저앉게 된다. 헴펠의 일차적 관심은 설명 구조의 분석이고, 설명 명제들의 논리적, 개념적 특징의 분석이지, 사건들이나 사건들의 관계가 아니다. 김은 헴펠 모델이 동일한 물음에 대해 복수적 DN 모델 또는 다원적 논의(arguments)들을 허용하여 내재적 설명 모델이 되고, 설명적 비실재론이 된다고 비판한다.

김재권(Kim 1994: 176-185)은 DN 모델이 간과한 인과개념을 설명구조에 도입하고자 한다. 사건 g가 사건 e를 설명한다고 할 때 우리가 알게 되는 것, 이해하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김은 설명의 범주를 이해의 범주와 관련시킨다. 설명은 두 사건 간의 관계에 기반(grounding)할 때 얻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기반은 인과적 의존 (dependence)이라는 존재론적 범주를 통해 두 사건 간의 관계를 단순화하고 통일화하고 조직화한다. 이러한 의존 관계는 언어 서술적 G와 E라는 명제들을 통해 설명을 이해에 이르게 하는 장치이다. 그러나 김(Kim 2010a: 125-8)은 행위 설명에는 인과 개념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인과적 설명은 객관적이고 3인칭적인데 반해 행위설명은 행위자의 1인칭적, 수행자 중심적 관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김이 생각하는 수행자의 주체성 그리고 이와 관련된 주관성은 어떤 모습일 까? 주관성에는 데카르트의 인식적 주관성, 로크의 질적 주관성, 칸트의 관점적 주관성, 네이글의 현상적 주관성이 있지만, 김재권(2000: 131-149; Kim 1998: 115-119) 은 행위적 주관성을 피력한다. 이를 위해 김재권(2000: 145-148; Kim 2010a: 128-137)은 행위에 대한 일인칭 관점과 삼인칭 관점을 드레이와 헴펠의 토론으로 대비한다. 드레이는 <행위 주체 S는 p를 욕구(desire)하고 A를 하는 것이 p를 실현하기 위한 최선의 방식이라고 믿으(believe)면, 다른 조건들이 모두 동일하다면, S는 A를 행할(act) 것이다>라는 형식의 모델(DBA)을 지지한다. 그러나 헴펠은 1인칭적 DBA 모델이 심리적, 주관적 추정일 뿐 심리과학적 연역이 아니라고 하여 이를 그의 3인칭 적 DN 모델로 전환한다. 그러나 김재권(Kim 2010a: 130-133)은 헴펠 모델이 수행자의 행위의 적합성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자기-이해적이지 않다고 비판한다.

김재권(Kim 2010a:143-147)은 드레이의 행위 규범성이 행위의 적합성, 그리고 설명적 이해와 어떻게 관련되는가를 보이고자 한다. 이를 위해 김은 먼저 (i) <수행자의 행위에 대한 자기이해는 그 행위에 이르게 된 실천적 숙고의 내용의 재구성> 이라는 가정을 선택한다. 그리고 (ii) <수행자의 행위에 대한 제3자의 이해는 수행자의 그 행위에 이르는 숙고과정을 재현한 것> 이라고 제안한다. 김재권(Kim 2010a: 134-137; Kim 1998: 115-119)은 자기이해와 제3자이해의 관계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수행자>의 자기이해는 수행자의 믿음, 소망, 선호, 정보를 떠 올리는 숙고능력의 1인칭적 성격을 갖고 행위를 위한 이유가 된다. <설명자>의 3인칭이해는 수행자의 자기 이해와의 동일시에서 얻어진다. 설명자는 수행자가 지각한 상황을 자신의 상황으로 동일시하고, 수행자의 계산을 재현하고, 수행자의 희망과 공포와 욕망을 재현 (체험) 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행위설명에서 수행자 관점이 일차적이고 설명자의 해석은 이차적이고 파생적이라는 구조를 갖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김이 도출한 함의는 <우리는 (행위의 원리와 숙고의 원리들을 공유하는) “우리와 같은” 수행자의 행위들만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인간 주관성은 그러한 논리를 통해 도달한 것이다.

김재권에게서는 행위 설명이 DN 모델이나 인과관계만으로는 되지 않고 1인칭적 인간 주관성을 통해야만 가능하다. 그 구체적 설명은 어떻게 이루어 지는가? 김재권 (Kim 2010a: 144-145; Kim 1998: 119-123)은 이 물음을 행위의 1인칭 이해와 3인칭 이해의 동일시 관계를 명료화한다. 즉 <타인의 행위를 우리 자신의 행위를 이해하 는 방식으로 투사>하여 이해한다는 것이다. 투사에서 우리 행위 설명자는 행위 수행 자가 우리와 같은 행위자라고 단순하게 간주한다. 김재권(Kim 2010a: 144-146)은 행위설명에서 시뮬레이션 이론의 재현 개념을 투사론에 적용한다. <행위 설명자의 행위 수행자와의 동일시>는 행위 수행자의 일인칭적 실천 추론에 대한 재현적 시뮬레이션 으로 이어진다. 그 결과는 행위 설명자가 행위 수행자와의 공감적 동일시를 나타나는 것이다. <공감적 동일시>는 은유가 아니라 <합리적 이해가능성의 순환성>이라는 개념적 구조에 근거한다고 김은 믿는다. 그렇다면 데이빗슨이 <개념적 스킴>이라는 장치로 <번역할 수 없는 인간언어가 없다>는 것을 보인 것처럼, 김재권은 <합리적 이해가능성의 순환성>의 장치로, <설명할 수 없는 인간 행위는 없다>라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4. 맺는 말: 김재권의 추모와 기림

김재권은 그의 <이중 국면론>의 형이상학을 통하여, 한편으로는 비화원적 물리주의의 심성은 무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 심성은 이를 실현시키는 실현체와 동일하다는 기능적 환원을 수행하면서 인간의 객관성과 주관성의 이중적 국면성을 보여주었다. <물리주의는 현상적 의식을 포함하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거짓>이지만, 그러나 일인칭 의식을 통한 의식의 내용이나 행위의 설명에서 <인간 주체는 인간 심성의 실현체로서 충분한 물리세계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헤미아 엘리자베스 공주가 1643년 5월에 물었던 심신관계의 물음에 대해, 데카르 트는 대응하지 못했지만 김재권은 거의 온전하게 답변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물리세계 안에서의 행위 주체자이다”라는 명제를 통전화(integration) 한 것이다. 그렇다면 <김재권은 원효를 이어 넓은 세계로 나아갔고, 퇴율을 이어 철학적 영향력을 널리 펼쳤고, 다산을 이어 현실 세계의 상식적 세계관에 충실하면서 형이상학적 물음을 물었고, 혜강을 이어 철학을 당대화 했다>는 가설적 소묘를 그려볼 수 있다. 김재권 철학의 선도를 따라 한국의 철학자들은 2008년 세계철학자대회 이후 괄목할 만큼 세계적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김재권의 철학적 통찰로부터 스피노자적 국면론, 비트겐슈타인의 사실적 의미론에서 사용적 의미론에로의 전환, 크립키적 믿음 불투명론, 양자역학적 형이상학의 의식론 등의 철학적 주제들을 성찰하고 조명하여 보다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김재권 철학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의 한국이 케이팦, 케이반도체, 케이시네마, 케이문화, 케이방역으로 세계에 기여하는 것처럼, 한국철학계는 김재권이 이미 시작한 <케이필> 을 계속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오늘 우리는 그러한 소망을 담아 김재권을 추모하고 그 철학을 기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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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encyclopedia.com/jaegwon kim), accessed March 20, 2020.

(https://en.wikipedia.org/wiki/Jaegwon_Kim), accessed March 20, 2020.


[1] 데카르트는 인간은 물질세계 안에 거주하면서도 합리성으로 행위 주체인 것을 설정하였다. 합리성 능 력의 보편성은 물질계의 제약에서도 벗어나 인간의 주체성을 유지해 준다고 믿었다. 김재권은 데카르 트의 배경적 틀을 수용하여 물리세계 안에서 인간이 어떻게 행위 주체일 수 있는가를 보이고자 한다.

[2] (http://encyclopedia.com/jaegwon kim), (https://en.wikipedia.org/wiki/Jaegwon_Kim).

[3] 김재권의 인간적 초상: 이한구(1990), 엄정식(1994), 이명현(2000; 2020), 김태길·김재권·이한구(2008), 김기현(2008), 백도형(2020).

[4] 김재권의 철학적 초상: [국내박사논문]: 조승옥(1983), 김선희(1991), 이효범(1993), 이주향(1994), 백도형(1995), 박소정(2001), 박정희(2001), 한기호(2007), 하상용(2016), 임예인(2019); [기타 저술]: 김선희(2000), 김광수(2001; 2006), 엄정식(2001), 선우환(2002), 한기호(2002), 이주향(2005), 백도형(2015), 정대현(2016b), 홍창성(2020).

[5] 위의 목록에서 누락된 경우나 이 논문의 미흡한 점들에 대해, 지속적인 보완을 위한 도움을 바란다: (chungdhn@ewha.ac.kr).

[6] 김재권, 공용현, 김동식, 김여수, 김영배, 김영정, 김혜숙, 남경희, 민찬홍, 박이문, 소홍렬, 엄정식, 오종환, 이명현, 이병욱, 이종권, 임일환, 정대현, 정인교, E. Sosa(1993), 『실재론과 관념론』, 한국분 석철학회 편, 서울: 철학과현실사.

[7] 김재권, 김광수, 김선희, 김여수, 김영정, 김혜련, 남경희, 민찬홍, 박영태, 소흥렬, 손병홍, 엄정식, 오종환, 이좌용, 이한구, 이효범, 임일환, 정대현, 정성호, 조승옥, 하종호(1994), 『수반의 형이상학』, 철학과현실사.

[8] 하종호, 김선희, 백도형, 선우환, 신상규, 이종왕, 이좌용, 정대현, 최훈, 홍창성(2008), 『김재권과 물 리주의』, 서울: 아카넷.

[9] 데이빗슨의 1970년 이전의 논문들: Davidson(1980).

[10] 약수반 = 어떤 사건이던지 간에 이 사건이 임의의 심성적 속성을 갖는다면 그러면 필연적으로 그 사 건은 특정한 물리적 속성을 가지며 또한 다른 어떤 사건이라도 그 물리적 속성을 갖는다면 또한 그 심성적 속성을 갖는다: ⃞(x)(M)[Mx ⟶ (∃P){Px &(y)(Py ⟶ My)}]; 강수반=어떤 사건이든 이 사건이 임의의 심성적 속성을 갖는다면 그러면 필연적으로 그 사건은 특정한 물리적 속성을 가지며 또한 임의의 가능 세계의 다른 어떤 사건이라도 그 물리적 속성을 갖는다면 필연적으로 또한 그 심성적 속성을 갖는다: ⃞(x)(M)[Mx ⟶ (∃P) {Px &⃞ (y)(Py ⟶ My)}]. Davidson 1980: 207-224; Kim 1993: 238ff; 정대현 1994; 김영정 1996: 244ff.

[11] “a step we are compelled to take-is to reductively identify this particular mental state with its neural/physical realizer.” (Kim 2007b: 262; Kim 2007a: 223-232).

[12] 이것은 김재권의 사건론이 요구하는 사건 동일성의 조건을 만족한 결과이다. 김은 사건을 n-자리 관 계의 기체가 특정한 시간에 하나의 성질을 구현하는 구체적 대상, [ (xn, t), P] 으로 생각한다. 사건 동일성은 기체, 시간, 성질이라는 세 항목의 동일성 여부로 결정된다. 물리적 실현주의는 심적 속성과 이를 실현하는 실현체와의 동일성은 발견의 대상으로 경험과학의 과제가 되는 것이다(정대현 2008: 219-240).

[13] 김재권(Kim 1998a: 99-100)은 심적 속성과 물적 속성의 실현체적 동일성을 논의하면서 그러한 술어들의 온전한 고정지시성을 요구하지 않고, 준 고정지시성(semi rigid)을 기대한다.

[14] 김재권은 그의 k-명제로 “나는 생각한다”라는 일인칭적 의식론을 제시하지만, 데카르트의 cogito-명제와는 구별된다. 데카르트는 합리주의의 보편성으로 그의 일인칭 의식을 삼인칭 의식에 까지 일반화할 뿐, 그 차이에 주목하지 않는다.


한국철학자연합대회 엮음(2020), 『21세기 세계 속 한국철학-김재권을 추모하고 그 철학을 기리며』,

발행처: 사단법인 한국철학회, 25-49쪽.

첨부파일
[8] 김재권과 그의 철학-이중적 국면주의_물리세계 안의 행위 주관성.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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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1] 김재권과 그의 철학n.pp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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