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지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4월 2일 현재 1276.9까지 상승했다. 1200대에서 한번 큰 조정이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콧방귀를 뀌듯이 차곡차곡 계단을 밟고 올라가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아직은 조심스런 시각도 적지 않지만, 시중의 단기 부동자금이 증시 쪽으로 본격적으로 몰리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시중 단기 부동자금은 249조원이라고 한다. 실로 엄청난 규모의 돈이 그 동안 갈 곳이 없어 <부동자금 임시대기소>에 머물고 있었다. 물론 아직은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만약 이 임시 대기소의 자금이 증시로 몰려간다면 투자자들은 또 한번의 유동성 장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자금 임시대기소는 일반적으로 MMF, CMA, 증권사RP, 요구불예금, 고객예탁금을 말한다. 그 이유는 아직은 투자처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나타나기만 하면 언제든지 돈을 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 ‘요구불예금’의 경우 고객이 출금을 요구하면 언제든지 지불을 해야 하는 예금이다. (흔히 우리가 월급통장으로 이용하는 보통예금이 바로 요구불예금의 한 종류다)
아울러 임시대기소의 대표주자 중의 하나가 바로 ‘증권사RP’다.
여기서 RP란 환매조건부(Repurchase Agreements)를 의미한다. 증권사가 고객에게 채권을 팔면서 ‘다시 사겠다는 조건(환매조건)’을 붙여 놓은 것이다.
왜 그런 조건을 붙여 놓았을까?
우량한 회사가 발행한 채권이나 안전한 국공채의 경우 이자도 짭짤하고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어 좋은 투자수단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채권의 만기가 3년이니 5년이니 하는 식으로 길다 보니 웬만해선 선뜻 투자하기가 꺼려진다. 지금은 여윳돈이 있어 채권에 투자를 했지만, 갑작스럽게 급전이라도 필요하게 되면 낭패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증권사와 같은 금융기관에서 만기가 긴 채권을 먼저 매입해서 환매조건을 붙여서 투자자(고객)에게 파는 것이다.
즉, 1개월 또는 3개월 후에 다시 사주겠다는 조건(환매조건부)을 붙여 놓으면 실제 채권의 만기는 3년, 5년씩이나 되지만 증권사가 다시 사준다고 약속을 했으니 투자자 입장에선 1개월, 3개월이 만기인 셈이 된다.
이렇듯 채권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환매조건을 붙여 장기채권의 만기를 줄여 단기 금융상품으로 만든 것이 ‘환매조건부채권(RP)’이다.
물론 증권사는 책임지고 다시 사주는 조건을 붙인 대가로 투자자에게 원래 채권의 이자보다는 조금 적은 이자를 지급하고 그 차액을 먹는다.
따라서 증권사RP는 대표적인 단기 금융상품이면서 갈 곳 없는 돈들의 임시대기소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이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저자 김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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